어제 북한산에 갔다가 둘레길만 걷고 온 아쉬움에
오늘 아침 후다닥 짐을 챙겨 북한산으로 다시 향했다.
혼자 하는 등산..
많은 생각을 하게 하지만
한편으론 그 많은 생각들을 싹 사라지게 해주기도 한다.
북한산이 내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많지 않길 바라며 조용한 산행이 되기를 바랬는데
아침에 안개가 많이 껴서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많은 편은 아니었고
밥먹을때만 바글바글~ ^^
기온이 많이 올라서 햇빛이 잘 드는 등산로엔 눈, 얼음이 대부분 녹고 있었다.
대신 질퍽질퍽 서걱서걱 ^^
꽁꽁 언 계곡물도 곧 녹겠지..
오르는 중간에 있는 영추사 또는 영취사
완전 쉼터화 되어있어서 제대로 못보고 다음에 오기로 했음..
나도 언젠간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까지 오를 날이 오겠지?
올 한해 북한산을 머릿속에 가슴속에 심어넣기로 맘먹었는데..
2km 조금 넘게 올랐나?
대성문이 보인다.
코스 짤때 사진으로만 봤던 대성문을 직접 보다니..
이러다 설악산 올라가면 기절하겠는데ㅎㅎ
난 옛 처마의 콧대가 너무나도 싱그럽더라.
나중에 집을 갖게 되면 기와를 올린 한옥에 살고 싶다. ^^
대성문으로 연결된 성길.
성곽 돌담은 이쁜데,
날씨가 풀려도 아직은 버티고 있는 눈과 얼음에
돌담 계단길 내려가기가 만만치 않았다.
대성문에서 대동문 가는 길.
문득 뒤돌아 봤는데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12성문 종주 뭐 이런거 막 떠오르고 ㅎㅎ
오전 안개가 싹 걷히고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시야가 점점 트이면서 사위의 봉우리들이 하나둘씩 보이는데
이래서 북한산을 명산이라고 하는 이유 중에 하나인듯 싶다.
절경에 둘러쌓여 있으니,
내려가기가 군것질안하기보다 싫더이다. ㅎㅎ
가져간 필름 카메라로 찍고, 핸드폰 카메라로 찍고, 디카로도 찍었다.
핸드폰 카메라는 트위터용이고, 필름 카메라속 필름은 언제 현상할지 모르겠다. +ㅁ+
그나마 디카로 찍어서 이렇게 당일치기 글도 써보는군ㅋ
대동문 가는 길에 있는 보국문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날씨가 더 좋았더라면 뒤에 흐릿하게 있는 무슨봉? 도봉산?
암튼 저 바위봉우리가 더 선명하게 보이고 더 멀리까지 보였을텐데.
카메라가 아쉬운 장면.
렌즈도 아쉽고.
흑백이 더 겨울산답네.
하나도 안추웠는데 추워보여;
+ 필름 현상 언제 하지ㅎㅎ;;
+ 배터리의 80%이상을 소모했지만 나름 뿌듯한 GPS기록들.
오를때
내려올 때
대동문까지 가서 진달래능선 타려고 했다가
수영하러 가겠다는 욕심에 후다닥 뛰어내려왔다.
수영은 개뿔.
제일 자신있는 배영도 하다가 헉헉대고..
역시 등산한 뒤에는 쉬어줘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