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월요일에 수진이가 캐나다로 떠난다.
처음에 캐나다 비자 신청을 했다고 했을 때,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응원하기도 하고,
마음 한구석에서는 비자가 짤리기를(?) 바라기도 했다.
다행히 비자는 나왔고, 모든 일이 나름 잘 진행되어 이제 오랜 한국생활 정리의 마무리만 남은 듯하다.
어제 밤에 곰곰히 생각해봤다.
수진이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한 뒤로
그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었다.
그래서 어젯밤 잠들기 전, 출근 준비를 할 때
내 디카와 충전기를 가방에 챙겨넣었다.
그리고 오늘 수진이에게 내밀었다.
장기 대여니까,
이거 돌려주러 꼭 오라고.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10년을 함께 했고,
10년이라는 시간보다 더 밀도 높은 우리의 관계인데
서서히 준비하고 정리하고 있다지만
그래도 나에게 있어서는 너무도 갑작스러운 공백이 생기는 거다.
티비 속 드라마의 주인공들처럼 즐겁게 힘들게 서로 의지하며 지낸 우리 둘인데
정말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얘기만 들어도 다이나믹한 인도여행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친구지만
조금은 걱정이 된다.
편지지를 많이 사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