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야생화

PastelColor 2010. 8. 11. 17:16





아빠의 수많은 취미 중에 야생화 기르기도 있다.

가끔 불법(?)으로 등산하다가 캐오시기도 하고 지인들과 나누기도 하신다.

고등학교 때의 기억으로,

아침에 등교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준비하며 바쁘게 움직이는데

아빠는 보여줄게 있다고 하시며 날 붙잡으신다.

조금은 귀찮지만 그래도 싱글벙글한 아빠의 얼굴 때문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초롱아, 이것봐라. 니 꽃이야.'

 

초롱꽃이었다.

초롱꽃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아빠의 초롱꽃은
엄지손가락 만한 크기의 흰색과 엷은 보라색을 띄는 것이었다.

순간 나도 덩달아 아빠얼굴처럼 환해졌다, 우와~ 하는 감탄사와 함께.

고개를 얌전히 숙이고 있는 꽃을 보니,
바쁜와중에도 한 번 보고 가라고 하셨던 아빠의 마음이 느껴졌다.

아빠가 무엇보다 소중히 아끼시는 야생화, 초롱꽃.

나도 아빠의 꽃이었구나..

 

 

- 어느날.

2008.07

'PastelColo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경  (4) 2011.11.18
엄마의 오이소박이  (0) 2010.08.11
AND